친구들이 모여
이젠 누가 먼저 떠나야 될지 모르니
남편도 홀로 설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된다고 떠들어 댄다.
자식들한테 기대어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되는 것보다는
라면이라도 손수 끓여 먹으며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할 것이니
가사교육을 시켜 보아야 한다.
“그래 맞아”
크게 동정어린 마음으로
모두 박수를 친다.
그 후 교육결과를 발표 하는 자리에서
평소에 잘 도와 준 친구들 남편은 인정을 하고
나같이 주변머리 없어 평생 주걱자루 쥐고 있는
친구 남편 말씀
‘죽은 후까지 걱정 말고 살아있을 때 똑바로 하라우’
매정스러운 양반, 그 친구 인정머리 없는 영감태기 같으니라고 투덜댄다.
결과는 남편 부려보려는 술책으로 도로나무아미타불...
우리 영감님 내 삼십대 초반 유산이 되었을 때
딱 한번 밖에는 밥을 했던 기억이 없다.
늘그막에 가끔 설거지 도와주는 것도 황공무지로소이다.
자기가 먼저 죽으면 되지 할 일 없으면
낮잠이나 자라는 식이다.
사람이 언제 어떤 모양으로 처할지 누가 알랴.
농부는 죽을 때 논두렁 베고
밥순이는 주걱자루 붙들고 죽는 것이
가장 잘 죽는 것이란다.
팔다리, 허리, 무릎 질질 끌고 다니며 해주는 음식
내 손맛에 길들여진 남편
쓰거나 달 거나 된장찌개 하나라도
엄지손가락 치켜세워 최고라고?
정말 맛있어 하는 말인지 모르지만
밥투정 보다는 듣기가 났다.
그 맛에 코가 땅에 닿도록 꼬부라져도
건강하게만 살아 주길 바라며
주걱 자루 움켜쥐고 놓지 못하는 것이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다.
(2018.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