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군이 민선 9기 군정 비전인 ‘사람과 일자리 중심, 모두가 잘 사는 철원’을 실현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기존 3개 실을 폐지하고 행정복지국·산업경제국·안전도시국 등 3국 체제로 전환하는 한편 6개 과를 신설하고 공무원 정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변화하는 행정환경에 대응하고 일자리와 기업지원, 복지, 안전 등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조직개편이 이름을 바꾸고 부서를 늘리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새로운 조직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조건은 공무원들이 소신을 갖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다.
아무리 좋은 조직도를 만들고 인력을 늘려도 담당 공무원이 책임을 두려워해 결정을 미루거나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지 못한다면 조직개편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열심히 일한 직원이 실수 하나 때문에 문책을 걱정하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사람이 오히려 책임을 더 많이 져야 하는 조직문화라면 누구도 앞장서려 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성과를 낸 직원은 정당하게 평가받고, 적극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합리적인 시행착오는 조직이 함께 책임지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불필요한 보고와 형식적인 회의를 줄이고 부서장에게는 권한과 책임을 함께 부여해야 한다. 인사 역시 연공서열이나 자리 배분보다는 능력과 성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3국 체제로 전환되면 국장과 과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상급자는 단순히 결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원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지원하는 관리자가 돼야 한다.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고 현안이 발생했을 때 서로 책임을 미루기보다 함께 해결하는 행정문화도 필요하다.
결국 조직개편의 성패는 ‘몇 개 국과 과를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공무원들이 얼마나 신나게 일하고 그 결과를 군민이 체감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개편이 단순한 조직 확대에 머물지 않고 일하는 방식과 공직문화까지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한다. 공무원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철원군 조직개편이 반드시 함께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